경기 특별교통수단, 1.5배 많으면 뭐하나…다 안 다니는데
도 보급률 법정대수 웃돌지만 재정맞춰 운영 '체감가동률 뚝'
수요 적은 시간대 운행 않거나 기사 부족 출근길도 일부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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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특별교통수단의 보급률이 법정대수를 넘어섰지만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가동률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실제 운영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도내 특별교통수단은 총 1157대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른 법정 대수 779대에 비해 148.5%를 확보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나눠 보더라도 차량 보급률이 가장 낮은 의왕시가 법정 대수(11대)보다 1대 많은 12대를 확보(109.1%)하고 있다. 가평군과 광주시 등은 각각 법정 대수 8, 19대 보다 두 배 많은 16대와 38대를 보유해 도내 전 지역 평균 159.1% 이상의 보급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경기지역 교통약자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통계 숫자와 다소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운전기사 확보가 어려워 실제 차량 가동률이 떨어지는 경우다. 특별교통수단의 운영권이 지자체에 있다보니 재정 여건 상 관련 예산 확보가 어려운 지역은 상시 여유롭게 운전기사를 배치할 수 없다. 운영 시간대마다 교대 근무조를 편성해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집중 배치하고 있는상황이다.
법정 대수 12대보다 6대 많은 18대의 특별교통수단을 운영 중인 구리시의 경우, 총 19명의 운전기사가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퇴근길 이용객이 몰리는 저녁 6∼7시 사이에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은 5대에 그친다. 하루 평균 8시간 단위로 근무 시간을 고려하다보니 이 시간대는 최대 5명의 기사만 운전이 가능하다.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심야 시간대에 운영하는 차량은 단 한 대 뿐이다. 지역 특성상 이 시간대 이용자가 많은 편은 아니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용이 많은 낮 시간대 기사들을 배치하기 때문이다.
심야에 인근 대학 병원을 방문하는 이용객의 경우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이용자가 두 명만 발생해도 한 명은 이동이 어렵게 된다.수요를 이유로 운행에 제한을 두는 시·군도 있다. 부천시를 포함한 과천시, 안성시 등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심야 시간대 차량 운행을 아예 하지 않는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심야 시간대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분들은 주로 투석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하는 경우인데, 토요일에는 투석 병원이 문을 열지 않아 차량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우리 시의 경우 인구가 적고 밤에 이동하는 주민들이 많지 않아 심야에도 상시 운행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장애인단체 등에서는 특별교통수단 외에 이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교통 수단의 선택권 자체가 넓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찬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은 “지자체마다 관련 예산 확보 등 현실적인 문제가 얽혀있어 특별교통수단의 증차나 가동률 확대만 주장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애초에 특별교통수단 이용에만 의존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상버스 도입을 늘리거나 일반 택시에 리프트를 달아 언제든 차량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교통수단 이용의 선택권 자체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