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사회」7월 칼럼 “장애인 제도는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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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사회」7월 칼럼 “장애인 제도는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을까?"

이미경 0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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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제도는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을까?

 

장애인을 위한 제도는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습니다. 활동지원서비스가 있고, 장애인콜택시도 운행합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과 편의시설이 설치되고, 장애인연금과 수당도 지급되고 있죠.

이런 제도가 생겨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제도를 직접 이용하며 생활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제도는 정말 장애인의 생활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분명 장애인을 돕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현실에서는 제도가 사람에게 맞춰지기보다 사람이 정해진 기준에 자신을 맞춰야 할 때가 많습니다.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이 필요한 순간에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손가락을 움직인다고 혼자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식사하고, 씻고, 옷을 입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일뿐만 아니라 학교나 직장에 가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도 활동지원사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활동지원서비스 심사를 받다 보면 장애인의 생활이 몇 가지 동작과 점수로만 판단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가락을 조금 움직일 수 있다고 해서 컵을 들거나 옷을 혼자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휴대전화 화면을 누를 수 있어도 손목과 팔에 힘이 없어 물건을 오래 잡지 못하거나, 몸을 일으키고 자세를 바꾸는 일은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동작이 가능하더라도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도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단순히 할 수 있다, 없다로 구분하기보다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지, 반복할 수 있는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안전하게 할 수 있는지까지 살펴봐야 합니다.

활동지원 시간이 부족한 문제도 있습니다. 중증장애인 중에는 욕창을 예방하기 위해 일정한 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야 하고, 대소변 처리나 야간 돌봄으로 하루 종일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활동지원 시간이 끝났다고 해서 도움이 필요한 상황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죠. 부족한 시간은 결국 가족이 감당하게 됩니다. 가족이 도와줄 수 없다면 장애인은 외출을 포기하거나 혼자 집에 남아야 합니다. 학교, 직장, 운동이나 모임 참여도 자연스럽게 제한되고요.

 

활동지원서비스는 단순히 신변처리를 돕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장애인이 가족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활동지원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도 있습니다. 중증장애인은 체위변경, 이동지원, 배변관리 등 업무 부담이 큰 경우가 많지만, 업무의 난도에 따른 보상 차이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움이 더 필요한 장애인일수록 활동지원사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중증장애인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에게 업무에 맞는 보상과 전문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부정수급은 철저히 관리하되, 일부의 잘못 때문에 정당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까지 불편을 겪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장애인콜택시를 기다리다 지칠 때가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이동은 단순히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가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동할 수 있어야 병원에 가고, 학교와 직장에 다니며, 친구를 만나거나 운동과 사회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려면 항상 기다리는 시간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차량을 신청해도 언제 배차될지 알기 어렵고, 이용자가 많은 시간에는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특히 저녁이나 새벽에는 이용이 더욱 어렵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상황이 더 복잡해집니다. 예를 들어 진주에서 울산으로 가려고 해도 차량 한 대로 바로 이동하지 못하고 양산에서 다른 차량으로 갈아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환승은 단순히 한 번 내렸다가 다시 타는 일이 아닙니다. 휠체어 고정장치를 풀고 리프트로 내린 뒤, 다시 차량을 기다려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날씨가 덥거나 춥고 비까지 온다면 그 과정은 더욱 힘들어집니다.

장애인의 이동이 시와 도의 행정구역에 따라 끊겨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장애인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가고 싶은 곳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상버스도 운전자가 리프트 사용법을 잘 모르거나 휠체어 이용자의 승차를 부담스러워하면 실제 이용이 어렵습니다. 시설을 얼마나 설치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이 실제로 불편 없이 이용하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남는 자리가 아닙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비장애인 차량이 주차된 모습을 아직도 자주 봅니다.

잠깐 주차했다”, “금방 나갈 것이다”, “자리가 비어 있어서 세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비어 있기 때문에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려면 차량 문을 넓게 열어야 하고, 리프트나 경사판을 펼칠 공간도 필요합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일반 주차구역보다 넓고 출입구 가까이에 있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이나 관공서, 체육관처럼 장애인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에서도 주차면이 부족한 경우가 있습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공간이 좁아 휠체어를 내리지 못하는 곳도 있고요.

 

장애인자동차표지가 부착된 차량이라도 보행이 어려운 장애인이 타고 있지 않다면 해당 주차구역을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장애인이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입니다.

 

편의시설은 설치만 해놓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건물 입구에 경사로가 있다고 해서 모든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사로가 너무 가파르면 수동휠체어 이용자는 혼자 올라가기 어렵고, 내려올 때는 넘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출입문의 폭이 좁거나 문턱 때문에 휠체어가 통과하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장애인 화장실은 있지만 문이 잠겨 있거나, 청소도구와 물품을 쌓아 두어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데도 그곳까지 가는 길에 계단이 있다면 장애인은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요?

 

이런 시설을 볼 때면 실제 장애인이 한 번이라도 이용해 보고 설치한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편의시설은 법적 기준을 맞추기 위해 형식적으로 설치하는 시설이 아닙니다.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물에 들어가고 필요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입니다.

 

재난 상황에서의 대피 문제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화재나 정전으로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을 때 휠체어 이용자가 어떻게 건물 밖으로 나갈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필요합니다.

 

일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생활이 어려워진다면

 

장애인연금과 장애수당은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소득과 재산 기준 때문에 실제 생활이 어려운데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장애인이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산다는 이유로 가족의 소득과 재산이 반영되지만, 실제로는 가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재산이나 소득을 숨기고 지원을 받는 사례가 있다면 철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장애인이 취업하면 연금이나 수당이 줄어드는 문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을 시작한다고 해서 장애로 인해 들어가는 비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교통비와 활동지원비, 의료비와 보조기기 비용은 계속 부담해야 합니다.

그런데 소득이 조금 늘었다는 이유로 지원이 바로 줄어들면 일을 해도 생활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하지 않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낫다고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장애인이 취업하고 자립을 준비할 때는 지원을 갑자기 중단하기보다 일정 기간 유지하거나, 소득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제도보다 사람의 삶을 먼저 바라봤으면 합니다

 

장애인 제도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활동지원서비스도 필요하고 장애인콜택시와 장애인전용주차구역도 필요합니다. 편의시설과 장애인연금, 수당 역시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다만 제도가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활동지원서비스가 있어도 시간이 부족하면 외출할 수 없습니다. 장애인콜택시가 있어도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면 약속을 잡기 어렵습니다.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도 실제로 이용할 수 없다면 없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장애인의 삶은 몇 개의 항목과 점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장애가 있어도 신체기능과 생활환경이 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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