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사례 ⑥ 김태곤 | 달성군 홈페이지 제작팀 웹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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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사례 ⑥ 김태곤 | 달성군 홈페이지 제작팀 웹마스터

노태형 0 1058

 

김태곤 | 달성군 홈페이지 제작팀 웹마스터 (웹사업부)

  

우리 일은 잘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사후 관리가 생명이에요. 얼마나 정성스럽게, 성의를 가지고 관리해주느냐에 따라 거래선 확장이 좌우되거든요. 큰 아픔을 겪은 장애인들의 특성상 끈기와 책임감이 강한 것은 그런 면에서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비장애인 회사와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지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 다이빙 사고로 척수장애를 입게 되었습니다. 당시 우리 집은 마당과 대청마루가 있는 전형적인 시골집이라서 침대생활을 할 수 없었고 휠체어를 조작하기도 어려웠던 여건이었어요.”

1991년이었으니까 지금처럼 장애인 재활에 대한 정부 보조 정책도 전혀 없을 때였다. 병원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을 할 수 있었지만 집에 와서는 꼼짝을 못했던 게 가장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김태곤씨의 직업은 웹디자인 전문가이다. 장애를 입고 사이버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후 보다 현실적인 공부로 접근을 하자고 마음먹고 일산에 있는 직업전문학교에서 컴퓨터 디자인 과정을 이수했다. 내친 김에 당시 2년제였던 전북 덕산직업전문학교에 들어가서 컴퓨터 디자인 과정을 좀 더 공부한 후 웹디자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장애인 방송을 보고 창업을 결심

오래전부터 컴퓨터나 인터넷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했지만 김태곤씨가 웹디자인 분야로 확실히 가닥을 잡게 된 데는 특별한 모멘트가 있었다.

예전에 집에 있으면서 <내일은 푸른하늘>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과 장애인 방송을 즐겨 시청했어요. 그때 홈페이지 구축하는 일을 소개하고, 거래처를 돌며 마케팅을 하는 모습을 방영했는데 느낌이 딱, 왔어요. 저런 일이라면 나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 싶었지요.”

2000년대 초 우리나라는 인터넷 통신망이 거의 초창기 수준이었으므로 그때만 해도 웹과 관련된 업무는 희소성이 있었다. 김태곤씨는 2년여 준비 과정을 거쳐 장애인 5명이 모여 웹구축 전문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야심만만하게 창업한 회사는 성공하지 못했다. 우선 웹사업 자체가 초기 시장이어서 리스크가 있었던 데다 지금에 비해 장애인사업자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지원도 거의 없었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강했던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했다. 내부적으로는 창립멤버 5명이 모두 학교만 졸업했을 뿐 실전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의 창업이었다.

의욕은 앞섰으나 실력 면에서는 부족함이 많았다. 결국 창업 2년 만에 회사를 정리하게 되었다.

 

달성 장애인협회에서 손 내밀어

회사의 폐업 소식을 듣고 달성군 지체장애인협회에서 연락이 왔어요. 달성군에서 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을 만들고 있는 중인데 팀을 함께 꾸려서 웹사업부를 같이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먼저 해주신 거죠.” 창업 멤버 중 일부는 다른 길을 선택해서 떠났고 김태곤씨를 포함해 세 명이 달성군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에 합류했다.

이 곳에서 하는 일은 홈페이지 및 쇼핑몰 제작과 정기적 관리, 웹프로그램 개발 등이고 그와 연계된 디자인과 인쇄 업무까지도 총괄하고 있다. 현재 정기적으로 관리를 해주는 고정 클라이언트는 287곳이고 조만간 300곳 달성을 앞두고 있다.

김태곤씨 팀은 최근 웹사업 외에 의미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신규사업특별지원에도 참여했다. 실력은 있으나 취업이 안 되어 실업 상태이거나, 경력이 단절된 장애인 8명을 발굴해서 재교육을 시키고 취업까지 연결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교육생들을 공신력 있는 전국대회에 출전시켜 입상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그중 4명은 취업 알선까지 완료했다. 기존의 수익사업과는 또 다른 보람을 주는 일이었다.

 

끈기와 책임감은 장애인의 강점

그와 함께 일하는 팀원들은 여성 척수장애인을 포함하여 모두 중증장애인들이다. 재택근무를 하는 동료도 있다. 팀원 모두 책임감이 강해서 고객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저희는 직접 생산 인증서와 중증 장애인 생산품 인증을 겸비하고 있는데 전국에서 이 정도의 경쟁력을 가진 곳은 몇 곳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 모든 부분이 비장애인 회사에 대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팀원 모두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김태곤씨는 이어서 웹과 관련된 업무는 장애인들에게 최적화된 업무라고 말한다. 앉아서 업무를 볼 수 있으며, 네트워크가 연결된 곳이면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일은 처음에 잘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사후 관리가 생명이에요. 얼마나 정성스럽게, 성의를 가지고 관리해주느냐에 따라 거래선 확장이 좌우되거든요. 남들이 모르는 큰 아픔을 겪은 장애인들의 특성상 끈기와 책임감이 강한 것은 그런 면에서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단점을 장점으로 만드는 거, 그게 장애인의 생명력입니다.”

김태곤씨는 그밖에도 대구장애인기능경기대회 웹마스터 부문 심사장으로 위촉되어 기능장애인을 발굴하고 장애인 고용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여 취업기회 확대 및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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