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사례 ⑤ 김수민 | 특별교통수단 광역이동지원센터 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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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사례 ⑤ 김수민 | 특별교통수단 광역이동지원센터 상담원

노태형 0 1252

 

김수민 | 경상북도 특별교통수단 광역이동지원센터 상담원

  

콜센터 상담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신체적 업무 능력으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게 장점인 반면, 고객과 대면하지 않는 전화상담 서비스 특성상 감정노동의 강도가 심한 게 가장 단점이죠.”

 

상담원과 육상선수 12역하는 능력자

신체 건강한 사람도 하기 힘든 역동적인 운동을 하면서 장애인에게 교통수단을 연계해주는 콜센터의 전화상담원까지 12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사람이 있다. 올해 서른한 살 김수민씨는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하였지만 운동을 통해 건강하게 역경을 극복해낸 장본인이다.

사고 당시 그는 직업군인을 배출하는 항공과학고등학교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평소에 활동적인 레포츠를 즐겼던 그는 친구들과 용인에 있는 워터파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떠올리기도 끔찍한 사고로 친구 한명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김수민씨는 경추 4-5-6번이 골절되어 사지 마비가 왔다.

대구에서 수술을 하고 국립재활원으로 옮겨 재활치료를 받고 있을 때 운이 좋았는지 스포츠 연계를 잘해주는 사회복지사를 만났습니다. 사고 전에 탁구나 배드민턴을 즐겼기 때문에 그쪽으로 스포츠를 할 수 있도록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럭비를 연결해주었어요.”

 

세상 밖으로 나를 이끌어준 럭비

처음에는 주말마다 열리는 휠체어 럭비 대회에 따라가서 주로 구경을 했다. 그러다가 경북아틀라스라는 팀을 소개받아 선수로 뛰기 시작하면서 밖에 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정신적으로도 빨리 안정을 찾게 되었다.

공으로 하는 대부분의 운동이 그렇지만 럭비 역시 강력한 팀워크가 기반이 되는 운동이다. ‘나 홀로가 아니라 함께호흡을 맞추며, 경기를 이끌어야 하는 운동을 통해서 김수민씨는 세상 밖으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고, 다른 장애인들에 비해 몸과 정신을 빠르게 치유할 수 있다.

사고를 당하고 나서 2년이 채 안된 시기에 휠체어 조작도 서툰 상태에서 체육관으로 나온 김수민씨에게 동료들은 성의를 다해 도와주었다. 초보 장애인 선수로서 휠체어 조작하는 방법, 스스로 샤워하는 법, 차량에 탑승하는 방법 등 운동과 평소 생활에 도움이 될 많은 부분을 배우고, 정보를 얻었다.

럭비를 하면서 내 안의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고나 할까요. 나한테 이렇게 격렬한 면이 있었나? 내가 이렇게 승부욕이 강했나? 그런 느낌을 받을 때마다 신선하기도 했고 같은 레벨의 장애인보다 내가 잘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는 자신감이 충만해졌어요.”

 

콜센터 상담하면서 육상 은메달 도전

운동을 하는 동안 많은 추억이 있지만 김수민씨가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은 국가대표 휠체어 럭비선수에 선발되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경험이었다. 출전한 자체만으로도 기뻤는데 메달까지 수상을 하여 삶에 큰 용기를 얻었다.

5년 전 김수민씨는 럭비선수에서 휠체어 육상선수로 전환하여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육상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김수민씨는 팀 운동은 혼자 아무리 뛰어나도 성과가 안 나올 수 있고, 반대로 부족한 나 때문에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한계를 느꼈다나의 능력과 가능성이 어디까지인지 개인 종목을 통해 제대로 테스트해보고 싶어서 육상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육상을 시작해서 이제 5년차에 접어드는데 아무래도 장애가 있다 보니 성장 속도는 더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4년째 계속해서 전국 장애인체전에 도전하고 있다.

첫 해에는 꼴찌를 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00m 경기와 10km 마라톤 경기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서 2관왕의 기록을 올렸다. 금년 체전에서는 100m 은메달을 포함하여 나머지 종목까지 은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패할까 미리 겁먹지 마세요!”

생활인으로서 김수민씨의 직업은 경상북도 특별교통수단 광역이동지원센터의 전화상담원이다. 장애인 운동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는 소문을 듣고 구미로 이사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마침 구미에 광역이동지원센터가 생겨 상담원을 많이 채용한다는 얘길 듣고 지원하여 창립 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한국교통장애인협회에서 수탁을 받아서 운영하는 곳으로 센터의 주요 업무는 장애인 콜택시를 고객과 기사들에게 연결해주는 일이다. 경북 내 21개 시·군에서 운행하는 약 200여대의 장애인 콜택시를 관할하고 있으며 그는 7시간 근무를 하면서 평균 약 60~70여 통의 전화를 응대한다.

콜센터 상담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신체적인 업무 능력으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고객과 대면하지 않는 전화상담 서비스의 특성상 감정노동의 강도가 심하다는 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에요.”

럭비를 시작할 때도 두려웠고,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도 두려웠다는 김수민씨는 막상 부딪쳐보니까 사지를 못 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두 가지 다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마음인 것 같아요. 실패를 걱정하기 보다는 내가 한번 해 보겠다 하는 마음이요. 의지만 있다면 어떤 도전이든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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