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사례 ⑳ 허재혁 | 장애인기업 이리야시스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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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사례 ⑳ 허재혁 | 장애인기업 이리야시스템 대표

노태형 0 1179

 

허재혁 | 장애인기업 이리야시스템 대표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와 설계 등 생산과정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하여 생산성과 품질,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자동화 솔루션이에요. 중증장애인기업을 우대하는 국가 정책을 활용하여 회사도 성장시키고, 이를 통해 장애인의 고용을 늘려서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싶습니다.”

 

최고의 ICT 전문 장애인기업을 꿈꾼다

허재혁씨는 중도장애가 된지 11년차이다. 사고가 나기 전에 그는 전기전자를 전공한 공학도로서 엔지니어 분야에 종사했다.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부터 이상 있는 기기를 고치는 일까지 현장 활동이 강한 일이었다.

결혼식을 5개월 정도 앞둔 시기에 사고를 당했다. 집에서 작업을 하다가 7층에서 낙상했는데 흉수 10번 부위가 크게 손상되었고, 상태는 완전마비였다. 사고 후 국립재활원에서 재활 치료 중에 취업으로 연결되었으니 불행 중에도 그나마 운이 좋았던 케이스다.

“2개월 쯤 재활 치료를 받고 있을 무렵 마침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보조공학과에서 인력을 채용하고 있었어요. 그 덕분에 장애 사고가 있고나서 몇 달 만에 바로 취업을 하게 된 거죠.”

충분한 재활 치료를 받은 상태도 아니었고, 집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해보지도 않았기에 두렵기도 했지만 조그만 오피스텔을 얻어 출퇴근을 하면서 하나하나 해결을 해나갔다.

 

과거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사고 후유증으로 좌절감에 빠져있을 여유도 없이 재취업으로 연결되었으니 다른 장애인들보다 심적인 딜레마를 덜 겪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재활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일상적인 업무를 감당하느라고 초기에는 힘도 많이 들었다.

국립재활원에서 4년 정도 재활 보조기기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을 하다가 뜻하는 바가 있어 사회복지과로 편입을 했다. 사회복지학 전공을 살려 관련 연구소에서 5년 정도 근무를 하니 그의 나이도 어느덧 불혹(不惑)에 접어들었다. 사고와 좌절, 재취업, 적응과 극복으로 점철되었던 10년의 세월이 쏜살같이 흘렀다.

그즈음 사고를 겪기 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너는 설계도 가능하고 행정적인 업무 처리 능력도 있으니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을 거라고 손을 내밀었어요. 저도 5년간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니 예전에 했던 일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구요.”

그렇게 과거의 용사들이 다시 뭉쳐 이리야시스템이 탄생했다. 지금 허재혁 대표와 함께 이리야시스템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들은 같은 업계에서 일하던 대학동창들이다.

비슷한 사회생활 경력을 보유하고 있고, 각자 마흔이 넘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터라 더 늦기 전에 지금쯤 창업을 하자는데 공감하였고, 허재혁씨가 합류하기로 하면서 기왕이면 사회적 기업의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켜나가는 장애인기업을 만들어보자는데 의기투합했다.

 

자동화 솔루션, 스마트팩토리

이리야시스템은 스마트팩토리 회사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와 설계 등 생산과정에 ICT를 적용하여 생산성과 품질,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자동화 솔루션이다. 공장기계 또는 설비시스템 내에 IoT(사물인터넷)를 적용하여 실시간으로 공정과정을 수집·분석해 스스로 자동 제어가 가능하게 하는 자동컨트롤 시스템으로 제조공장의 낡은 시스템을 현대화하거나, 지자체들이 관리하는 기간시설의 전기제어시스템을 관리해주기도 한다.

중국 현지 오리온 공장에서 과자 생산공정을 자동화하는 파트가 하나 있고요. 기간시설인 상수도, 하수도, 빗물 펌프와 관련된 전기 시스템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파트가 있어요.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하고, 기기를 직접 설치하고 수리해주는 엔지니어링 작업까지를 총괄하는 거지요.”

이리야시스템은 신체적으로 힘을 많이 써야하는 업무는 비장애인 용역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그 외에는 인지능력만 있다면 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관리하거나, PM역할 등은 척수장애인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일이다.

 

일과 레포츠, 반려견이 있는 삶

허재혁 대표가 재활 기간 중에 취업이 되었을 때 부모님은 최소한의 도움만 주고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다. 결국 모든 것은 내 스스로 해결하고 이겨내야 하는데 부모님이 냉정하게 거리를 둔 덕분에 빨리 자립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아픔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재활에 머무르지 말고 가능하면 빨리 사회에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재활에 갇혀있을수록 자신감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정신력만 있으면 모든 것은 시간과 훈련이 해결해준다.

지금의 그는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전공과 적성을 살린 일을 하고 있고, 그로써 같은 처지의 장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좋다. 다치기 전에 좋아했던 레포츠도 조금씩 즐기고 있다. 과거에는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처럼 격렬한 레포츠를 즐겼지만 지금은 땅콩보트나 바나나보트까지는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집에 오면 식구 같은 반려견이 그를 반겨주기에 외롭지 않다. 일과 반려견과 즐길 수 있는 레포츠가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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